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때가 있다.


어떻게 세상 모든 사람과 맞는가- 하며, 그저 내 갈길을 가더라도 어느 순간 불편했던 또는 오해가 꼬인채로 멀어졌던 사람과 다시 길이 엇갈리게 될때 동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에게는 불합리하거나 치사한 사람으로 남아있는 그 사람이 다른 이들과는 우정을 나누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할 때 알수없는 불편함이 걸린다. 내가 속이 좁았던 것일까, 그 사람의 다양한 면인 걸까. 그렇다고 오래전에 묻어버렸던 오해를 다시 발굴해내어 그 속내를 낱낱이 파헤치기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그렇게 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고, 그 오해 이후 다른 엎치고 덮친 일들로도 마음이 상했던 지라 태초의 그 첫 오해를 푼다고 하하호호 가화만사성이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걸렸던 불편함을 잘 추스러 접어놓는다. 다음에 그 사람과 인연이 엇갈릴 때까지는.  


대학 졸업하고나니 가끔 만나도 잘 통하는 사람, 매일 만나도 말문이 턱턱 막히는 사람이 더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다. 내 성격과 성향과 성질머리가 또렷해지는 만큼 잘 드러나는 거겠지? 


사람 사이에는 더더욱 옳고 그름의 잣대가 적용하기 어렵다. 


내가 옳다고 저 사람이 내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거니와, 오히려 내가 옳다고 밝혀지는 순간 불화가 더 활활 타오를때도 있지. 나같아도 상대가 옳고 내가 틀렸다고 확인되는 순간 오해가 풀리기는 커녕 더 미워질듯. 너무 완벽한 사람은 얄미운게 이런 마음일까? 


무조건 선한 사람도, 무조건 나쁜 사람도 없다. 

그저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 대충 통해도 충분한 사람, 그냥 안통하는 사람.. 사이의 스펙트럼이랄까. 아주 세세한 그라데이션으로 퍼져있고 누군가가 그 그라데이션 선상에서 절대점을 갖는 것도 아니다. 스펙트럼의 범위가 1~100 이라면 딱 찝어 누구는 37이야. 이렇게 할 수없다는 거지. 유동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거 같다. 대충 20~40 사이의 사람.. 이런 느낌? 때에 따라 30인줄 알았던 사람이 90이 될수도 있고 80인줄 알았는데 0일때도 있고. 


더불어 철이 더 들면서 (다 들었다곤 할수없다) "나는 ㅁㅁ한 사람이야" "나는 원래 ㅇㅇ 안해" 라고 스스로를 자주 정의하는 버릇을 경계하게 된다. 그게 나든 남이든.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관계에 따라 종잡을 수 없는게 사람의 정체성인데 어떻게 "원래" 라는 말을 갖다 붙일 수 있을까 싶어서. 


Posted by 민들레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