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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1 오스트리아 남편 생일1편 + 오스트리아어 14

부제: 사사의 생일과, 오스트리아 말의 아리송함. 


나이가 들면서.. 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20대 초반에는 내 생일 즈음이 다가오면 한달 전부터 친구들 초대할 거, 어디서 파티할지 계획하느라 바빴었다. 그리고 그 당일날 내 한몸 불살라 모두가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호스트 역할을 했었다. (파티호스트 말이다. 직업호스트말고..) 누가 언제 오는지, 뭘 먹으면 좋을지, 채식주의자나 알러지가 있는 친구는 누가 있는지 등등을 체크하며 계획하고는 했었다. 


사사와 갖 데이트를 시작하던 2011년 생일에 내가 양껏 차려입고 여자애들끼리 1차 갔다가 2차부터 남자(사사포함)들도 와서 함께 놀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뒤로는 내 생일 파티를 한 기억이.. 없다..?


내 생일날에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소소하고 소박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화려하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이벤트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기대에 호응해줘야 할 것 같고 그렇게 되었다. ㅎㅎ.. 작년 생일도 내가 뭐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남편 생일은 3년간 뭐했는지 다 기억남..) 


남편 생일은 뭔가 막 챙겨주고 싶다. 

로맨틱하게 내가 뭘 해주며 즐겁게 해주기보다는 - 생일날 하루는 남편이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놀 수있도록 멍석을 깔아주고 싶달까. 나의 파티호스트 기질이 이제는 남편의 생일날 남편과 남편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는 방향으로 발휘되고 있다. 


생일 주말의 전야제였던 금요일,

남편이 고른 독일맥주 가게 (Paulaner NYC)에 갔다. 내가 관여하지않고, 사사의 직장동료들이 주로 오는 자리 였기 때문에, 나는 따로 아는 친구 몇명에게 올수있음 맛난거 먹으러와~ 하고 정보 전달을 해놓고, 사사가 초대한 현 직장동료들과 전 직장 동료들이 서로 어색하지 않도록 있는 눈치 없는 눈치를 동원해서 화제를 만들어 대화를 유도하고는 했다. 

이 사람이 지금 관심가질만한건 뭘까? 저 사람은 어떤걸 좋아하나? 

처음 만나는 사람을 관찰하며, 머릿 속으로 추리게임을 하면서 모두가 즐겁게 이야기할 만한 화제들을 끄집어 내려고 노력했는데, 무난히 성공했었기를 바란다 ㅎㅎ 내 노력보다는 맥주의 힘으로 모두 재밌었던 것 같다. 


독일/오스트리아에서 맥주는 사이즈별로 파는 것이 참 신기했었다. 

내가 주로 본 것들은 300미리, 500미리, 1리터 용량이었다. (쾰른 지역에서는 200미리로 주로 판다고 한다) 

각자 이름이 따로 있는데, 

300mL = Seiterl [싸이딸]

500mL = Halbe [호이베]

1mL = Maß [모스] 

이렇게 배워 알고있었고, 오스트리아에 방문할 적마다 쓰곤 했다. 


그러나 내가 이 맥주 집에서 독일웨이터에게 호이베 (500ml)를 주문하자.. 

웨이터는 ???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사사는 빵 터지는데..... 오스트리아에서는 잘 써먹던 단어인데 왜그러지? 하고 보니, 

Halbe는 오스트리아에서만 [호이베]라고 하고, 정식 독일어로는 [할배]라고 읽힌단다. 


아 오스트리아 말 정말 혼란스럽다 ㅠㅠ 독일어라고 배우는데 독일에서 쓰지를 못하는 독일어다. 

오스트리아에서만 호이베라고 한다는 사사 말도 못믿겠다... 사사네 지역에서만 쓰는 발음일 수도 있다. 

비엔나가면 못알아 들을지도 ㅠㅠ 


또 다른 일화로는, 

사과파이 종류 중의 하나를 시댁에서 Apfel bunki 라고 구워주시기에, 그 동네에서 사먹을때도, 사사와 이야기할때도 계속 Apfelbunki라고 쓰고 다녔는데,


그 마을에서만 쓰는 단어란다

어쩐지 다른 독일친구들은 못알아듣더라...... 


독일어, 아니 오스트리아어 배우기 갈길이 멀다. 



Posted by 민들레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