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날짜가 또 훌쩍 지나갔다. 

2016년의 6월이라니 - 올 한해가 반올려서 반이 지났다니, 믿기지 않는 속도로 시간이 지나간다.


주중에는 도저히 집에와서 컴퓨터를 할 시간이 안나서

주말마다 블로그 업데이트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노력이 결실을 잘 맺질 못하고 있다.. ㅜㅠ


지난 주말, memorial day weekend에는 차를 빌려 필라델피아 - 버지니아 - 워싱턴 디씨 주말여행을 다녀왔는데, 곧 1탄, 2탄으로 나눠서 올리려고 한다. 후후. 

그리고 드디어 이번 주말에는 토요일 약속도 안잡고 일부러 블로그 업뎃하려고 비워두고, 남편도 쫓아냈다! 

(결혼하고 더 느끼는건데, 남편이 집에 있으면 내가 혼자 뭘 하기가 여의치가 않다. 다른 분들도 이러세요? 티비를 보거나 요리를 하거나 "같이"하는 것들을 주로 하게 되고, 나 혼자 책을 읽거나 하는건 왠지 덜하게 되더라고요.. )


오랫만의 컴백이니 일단 시작은 천천히 - 

그동안 기억에 남기고 싶었던, 먹었던 것들. 


1. 서울대학교 초코렛 

학교에서 유대인 계열의 동료가 "서울대학교 알아?" 라고 묻길래, 당연히 안다고 했더니 자기가 실험을 도와줬던 한국인이 자기에게 줬다며 같이 나눠먹자고 초코렛을 건넸다. 

서울대학교랑 초코렛이 뭔 상관이지? 했더니.. 


서울대학교에서 ㅋㅋㅋㅋㅋ 초코렛을 만들다니 ㅋㅋㅋㅋㅋㅋ

얘는 대체 어쩌다가 뉴욕까지 왔는가 -

마카다미아가 들어있었는데 생각외로 맛이 있었다! 

기념품이 으레 그렇듯, 느끼한 팜오일 가득한 초코렛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크림이 들어간 초코렛 맛이라서 놀람.




2. 맨하탄의 독일 정육점, Schaller & Weber 


체코에서 온 친구와 고기 이야기를 하다가 할렘 근처에 좋은 정육점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편이 늘 미국 소세지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하던게 기억나서 (나의 제한된 주관적인 경험담: 독일어권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미국의 소세지와 맥주가 시원찮다고 한다) 정보를 받아서 보니 Upper east에 위치한 독일 정육점이었다. 좀 더 알아보니 - 맨하탄 내의 크고 작은 모든 비어하우스에 거의 독점 공급을 하고 있었고, 뉴저지, 버지니아 디씨 멀게는 서부까지 공급을 하는 어마어마한 정육점이었다! 그러니 맨하탄의 어디 독일/오스트리아 음식점을 가더라도 실상은 같은 소세지를 먹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 맨하탄 독일 식당끼리 소세지 맛 비교하지 말자. ㅎㅎ 


www.schallerweber.com 납품하는 맨하탄의 레스토랑들



사사가 사랑하는 Stiegl슈티글 (짤츠부르크 소재, 오스트리아 최대의 맥주회사)도 팔길래 냉큼 두어병 사와서 

Frankfruter를 삶아, 매콤한 겨자와 함께 냠냠. 크으- 가격 생각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아주 좋다. 대 만족!



새삼스레 Schaller & Weber을 우연찮게 마주치고 그 위엄을 다시 느낀 곳은, 맨하탄의 거리 축제였다.

옷 반품하러 마실 나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길거리의 축제. 

날이 좋아지는 봄/여름 즈음에 주말이면 맨하탄 곳곳에서 아래의 사진과 같이 경찰의 교통 통제 아래 노점상들이 늘어서며 길거리의 흥이 오른다. 




사사와 함께 사람들을 헤치며 양 옆의 부스들을 구경하며 걷다가, 독일 소세지를 판다는 German bratwurst 스탠드를 보고 사사가 Frankfruter한개를 사왔다. 받은 프랑크푸르터 위에 부스에 비치된 머스타드 소스를 뿌리려던 찰나, 머스타드 소스 병에 "Schaller & Weber"이 찍혀있는게 아닌가...... 


그 뒤를 보니 그릴에 올리기 위해 꺼내는 소세지들이 Schaller Weber 마크가 찍힌 박스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 정육점은 대체 뭐지.. 독일 소세지계의 마피아인가...





직접 맛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Schaller & Weber 공급 레스토랑 목록:

http://www.schallerweber.com/find-buy/restaurants/


집에서 맘껏 해먹어버리겠다 하는 분들을 위해..


Schaller & Weber 공급 슈퍼마켓 목록:

http://www.schallerweber.com/find-buy/stores-retailers/

뉴욕에서는 Fairway Market 전 매장에 납품된다고 하네요.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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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들레_ :

1. 내 친구가 지나가듯 말했다. "언니, 언니는 ~되겠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 말이 묵직하고 둔하게 나를 강타했다. 

"~해야한다, ~되어야한다"라는 목줄을 내가 나에게 겹겹이 씌워놓고 목줄의 손잡이를 이곳 저곳에 걸쳐놓아, 결국에는 그 어느 한 방향으로도 가지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긴장만 하고있는 모습이었다.


2. 내가 되고픈 나는, 매일매일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통해서 몸이 건강하고, 물을 많이 마시며, 아침에 10분씩이라도 명상을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내 전공에 한해서는 날카롭고 예리하고 스피디한 두뇌가 쌩썡 돌아가는 사람이다. 간식이 있어도 느긋한 마음으로 조금씩 즐기며 먹을 줄 아는.


3. 그러나 나는 간식이 있으면 간식 생각에 일이 안되는 사람일 뿐이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주굉장히매우 힘든 사람이라 아침에 알람이 울리는 6시반 대신 8시즈음 겨우겨우 두 눈도 떠지지 않는 채로 억지로 샤워기 아래에서 물을 맞으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한때 나는 아침형 인간이었고, 한때 나는 운동을 매일 두시간씩 하며 허벅지가 갈라졌었고, 한때 나는 먹을 것에 초탈하여 맛은 생각치않고 영양에만 충실하게 먹었는데 - 그 모습들이 지금의 내가 아닌데도 여전히 나는 내가 그럴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매일 언덕을 달리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던 그 시기는 돌이켜보니 어느덧 5년전이다. 5년전의 내 몸과 지금의 내 몸은 전혀 다른데도, 나는 내가 맘만 먹으면 금세 그때의 운동 강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었다. 지금의 내 근육은 물렁물렁하고 빈약한데도!


4. 또한 지독하고도 치열한 연애의 끝에 인간 사이의 이해관계에 대해 질리도록 고뇌하며 반(半)도인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나는 어느 누구에도, 그 무엇에도 화내거나 짜증내거나 하지 않는, 내 인생 최고의 평안과 즐거움을 맛보았었다. 이것도 그러고보니 5-6년전. 


5. 나는 지금의 내가 5년 전의 나같지 않다고 매일매일 실망을 거듭하며 "그렇게 되어야한다"라고 목줄을 옥죄고 있는 거였다. 지난 30년 내 인생의 전반 중에서 어떤 부분을 잘했던 시기를 회상하며, 지금의 내가 3년전의 살림스킬, 5년전의 운동력, 6년전의 통찰력, 대학교 때의 주량 등등 그 잘했던 점들을 쏙쏙 뽑아낸 최종보스격 집합체가 되지 않은 것에 내 스스로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6. 환상 속의 그대.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고 하는 거긴 한데,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모든 면에서 최고능력치를 찍은 나"가 되려고 하니 이거 참 끝이 없다. 더 위험한 건, '나는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바로 그때처럼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근거없는 자신감에 5시 기상, 명상, 6시부터 한시간 아침운동, 8시 출근, 저녁에는 개인공부, 설거지 등등을 하겠다는 초등학교 4학년의 방학계획표 마냥 빽빽하고도 전설의 해태스러운 일정표를 짜두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하루는 아침에는 찌뿌둥한 몸에 겨우겨우 7시에 일어나, 운동은 커녕 아침 스킵하고 겨우 씻고 랩실 들어가서 8-9시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스트레스에 나도 모르게 과자를 집어먹으며 잠드는 생활이었다. (그나마 저녁 과자는 최근에 끊었다)


7. 유투브 강의 1. 

"이 환상을 버려야한다. 그러면 자기가 자기를 미워할 이유가 없잖아. 자기가 자기를 그 이상에 맞춰 끌어올리려면 엄~~청나게 힘이 들어. 그러니까 자기가 해봤지만, 안되잖아. 그럼 남는게 뭐가 있겠어. 자학하는거지. 근데 그 이상을 버려버리면 어떻게 되니 - 자기가 지금 이렇게 살고있는데 나름 괜찮단말야? 취미 생활도 하고. 지금 있는 현실의 자기 자신을 봐야돼. 안그러면 억지로 자기 이상에 맞춰 끌고가려니 힘들어서, 지금 자기보면, 자기 자신에게 지쳐있잖아."


8. 유투브 강의 2.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달성이 가능한 목표를 가지고, 항상 목표를 초과 달성 할 수 있도록 하면 자기에게 긍정적이 돼. 과도한 목표를 세워놓고 늘 미달을 해가지고 자학을 하지말고."


9. 너무나 많은 것들을 다 동시에 잡으려는 놀부심보다 보니,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는 나날들과 그래서 스스로가 못났다고 타박하는 나날들이었다. 정말 필요이상으로 오랫동안. 이 또한 습관으로 물들어 버려서 하루아침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초과 달성 가능한 것들부터 해나가며 나의 습관을 이기는 연습을 해봐야지. 연습이니까 단박에 칼같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정말 단순하게. 거창하게 하지말고.


10. 이런 생각들의 연장선상에서 깊게 박혔던 또 다른 문장.

"한 사람의 인생은 다른 누군가가 보고 판단할 수 없다. 그 사람의 인생의 질은 그 본인만 알수 있기 때문에"




Posted by 민들레_ :

2016년 상반기: 습관들이기


#1. 운동

늘 앉아있거나 마우스를 잡고 있다보니 어깨가 자주 아프다. 요즘들어서는 터널증후군 마냥 손목도 화끈거리고 붓기가 좀 있다. 운동으로 물질대사량도 올리고 몸의 균형도 맞추려고 하는데, 지하철에서 내려서 집이 보이면 내 안의 무언가가 무너져내리면서 그저 바닥과 혼연일체가 되고싶을 뿐인 것이다..

집에서 홈트레이닝도 해보구 크로스핏도 해봤는데, 크로스핏은 온몸에서 경기가 일어나서 안되겠고 홈트레이닝은 티비와 거실을 장악하는 남편의 방해로 인해 자꾸 무산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동네를 한바퀴 슬슬 달리는 것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2. 독일어

영어를 익히기 시작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말이 버벅대거나 단어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물며 그런데 또 다른 언어를 배우다니 - 그 생각만으로도 겁나서 도저히 손을 못대고 있었는데, 한살이라도 어릴때에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남편도 한국어를 동시에 배우기로. 미국 다음에는 오스트리아도, 한국도 살아보고 싶은데 둘다 언어가 되어야 직장이라도 잡고 그러지 않겠나. 무엇보다 - 서로의 가족들과 만날때 가족들의 대화를 거의 못알아 듣는 것이 너무 불편하다. 이쁘고 사랑스런 4살 조카는 아직 영어를 하지 못하는 듯하니, 내가 독어를 배울 수 밖에! 

4월 중순부터 시작하는 괴테인스티튜트에 등록할 예정. 비싸니까 큰 맘먹고 일단 한번만 해봐야지. 


#3. 과학

고등학교 수능공부가 어렵다고 아빠에게 하소연을 하자, 아빠는 

"고등학교때는 답이 있는 문제만 있어. 과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답은 꼭 있지. 

대학교때는 답이 없는 문제도 내줘. 다만, 그런 문제를 줄때는 답이 없다, 라는 것은 알고 있지.

대학원에 가면 말이야, 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문제를 준단다." 라고 했었다. 

아빠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대학원에 오니 질문을 해도 그 답을 나도 모르고 교수님도 모르고 분야의 권위있는 과학자도 모른다. 모름의 바다에서 구슬을 찾아 꿰어내야 하는데, 구슬을 찾으려면 바다의 지형을 조금이나마 좀더 알아야 한다. 그래서 습관 세번째는, 논문 읽기. 

주말 중 하루는 아예 시간을 빼서 카페나 도서관에 혼자가서 논문을 요약정리해보려한다. 

학부시절 친구들끼리 카페가서 공부하던 그 기분도 느낄겸. 




Posted by 민들레_ :
주말에 눈보라가 온다고 각종 미디어에서 경고가 일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한두송이씩 눈꽃이 사락 사락 내리더니 오늘 토요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줄곧 밖이 이렇다.

아침에는 썰매를 끌고나온 용감한 어린이들이 있었는데 부모님들이 다 데려갔나보다. 밖이 뿌연 이유는 눈송이가 계속 날라다녀서. 바람도 많이 불어서 눈이 위로도 내리고(?), 옆으로도 내리고.. 가속된 브라우니안 모션으로 날라다닌다.

강 건너편 맨하탄이 사라졌다. 아스라이 보이는 건물이 몽환적이다. 오늘 맨하탄은 전설 속의 섬같아.

주말내내 집에 있을 계획을 세워서 금요일 귀가하자마자 빵을 굽기위한 스타터를 만들어두었다. 베이킹하면 보통 케익/디저트류인데, 나는 그보다 (식사용)빵bread 베이킹이 더 끌린다. 도전의식이 타올라서가 아니라 단순히 빵 먹는게 더 좋다...

빵 굽기 첫시도는 몇년 전 이케아 냄비를 빵틀 삼아 구웠었고, 몇달 전에는 유대인들이 먹는 꿀빵같은걸 구웠는데 다 빵이 부풀지를 않거나(후에 알고보니 죽은 효모를 계속 쓰고있었음) 지나치게 부풀어서 실패했더랬다. 빵 굽는데 나는 소질이 없나봉가 하고 큰 기대없이 다시 시도해봤다.

주로 사먹는 빵이 찾아본 Country bread라는거랑 비슷하기에 이 레시피를 도전.
http://www.kingarthurflour.com/recipes/french-style-country-bread-recipe

반죽이 생각보다 질기고 건조한거 같아서 과연 한 덩어리가 될까 싶었는데 60분 같은 12분 동안 양손으로 체중을 실어 반죽하니 맨들맨들 한 덩어리가 되더라. 양팔의 근육과 코어 근육 단련은 덤. 수 차례 실온 숙성을 하고나서 굽기 직전 모습.

바삭바삭한 껍질을 위해서는 오븐에 수증기를 공급하라고 해서 아예 예열때부터 물을 넣고 끓게두었다 (아래 팬) 그리고 처음 구울때에는 얼음을 세네번 던져넣었다 (윗팬에) 금방 사라진거보면 수증기가 된 거 겠..지?

완성된 빵과 시식!
식어야 왠지 더 껍질이 바삭할 것 같았지만 기다리지못하고 썰어먹었다. 속은 말랑말랑하고 껍질은 바삭! 사먹는 것처럼 껍질이 바사삭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만족. 소금을 정량보다 넉넉하게 넣었는데도 맛이 밍밍한거보니 우리집 소금이 덜 짠가보다. 다음엔 좀 더 넣어야지.

버터를 녹여서 소금 살짝 뿌리고 냠냠. 남편이 재키찬오빠 영화보다가 중간중간 빵을 먹으러 일어났던 것으로 보아 객관적인 평가도 성공적. ㅋㅋㅋ. 스스로 할 수있는 일이 하나 늘었다. 쓸모있음 레벨 업!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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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골골골

2016. 1. 20. 20:35 from life 오늘은 뉴욕

건강하게 먹겠다고 고구마빵을 구웠다.
머랭을 쳐서 삶은 고구마랑 섞어주고나서 렌지에 돌리면 땡! 비쥬얼 좋게 베리도 얹었는데 달걀물 맛이 너무나서 조금 비렸다.

건강하게 먹으니 운동도해야겠다 했는데 학교 친구와 오랫만에 만나 와인 한병과 메뉴 5개와 디저트로 와인을 더마시며 네시간을 쉬지않고 떠들었다.. 목이 칼칼해져왔다. 간만에 말을 많이해서그런가보다 했더니 웬걸 그대로 독감이 왔다. 목아파서 주말내내 켈록대다가 목이 좀 가라앉는가 싶더니 이젠 코가 막힌다. 어제 조퇴하고 집에왔는데 입에서 땡기는거 왕창먹고 푹 잤더니 몸은 무겁고 찌뿌둥하고 심지어 전화사기 당하는 꿈도 꿨다.

조퇴한 보람이 없다.
오늘은 가서 여여하게 할일 하고 와야겠다. 아프다고 핑계 대기시작하면 끝이없으니 .. 스스로에게도 많이 관대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쪼이는거도 건강하지않기는 한데 늘 그 경계의 감을 잘 못잡고있다.
Posted by 민들레_ :


학회장 사진. 내부 사진은 (아마도) 보안 관계상 찍지 말라고 되어있었다. 

친구가 데려가준 La Jolla 해변가. 라호야. 

때마침 저녁노을이 이쁘게 물들고 있었다. 럭키. 

신기한 동굴. 저 가운데에 보이는 까만 돌 위의 노란 물체는 귀퉁이가 부서져있는 서핑보드다.

파도가 험해보이는데, 저 앞에서 서핑 잘못하다가 물살에 휘말려들어가면 저 서핑보드처럼 되겠구나.. 싶었음.

ㅋㅋㅋㅋ완전 귀여웠던 물개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변가에서부터 인도있는 곳까지 기어올라와서는 

일렬로 정렬해서 잠을 잔다 ㅋㅋㅋ 

샌디에고 야경

필터링을 좀 넣어봄 

루프탑바에서. 동료따라 망고코즈모폴리탄을 주문했는데

입맛이 변했나.. 너무 달았다. 이젠 그냥 진토닉이나 시켜야하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는 루프탑바 ㅎㅎ 

바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 

동네 이름은 앤티크하고, 가로등도 고풍스러웠는데

현지인 말로는 거의 모든 건물들이 최근 10-15년 사이에 지어졌다고.

떠나는 날 기어코 찾아갔던, 서부친구의 강력추천 메뉴

Carne asada fries.

위키피디아 말에 따르자면 샌디에고에서 시작된 메뉴라고 한다. 사

이드메뉴인줄 알고 시켰는데 어마어마한 양이 나와서 겨우겨우 다 먹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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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 않는 사람을 만날때가 있다.


어떻게 세상 모든 사람과 맞는가- 하며, 그저 내 갈길을 가더라도 어느 순간 불편했던 또는 오해가 꼬인채로 멀어졌던 사람과 다시 길이 엇갈리게 될때 동요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에게는 불합리하거나 치사한 사람으로 남아있는 그 사람이 다른 이들과는 우정을 나누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할 때 알수없는 불편함이 걸린다. 내가 속이 좁았던 것일까, 그 사람의 다양한 면인 걸까. 그렇다고 오래전에 묻어버렸던 오해를 다시 발굴해내어 그 속내를 낱낱이 파헤치기에는 피곤하기도 하고, 그렇게 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고, 그 오해 이후 다른 엎치고 덮친 일들로도 마음이 상했던 지라 태초의 그 첫 오해를 푼다고 하하호호 가화만사성이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걸렸던 불편함을 잘 추스러 접어놓는다. 다음에 그 사람과 인연이 엇갈릴 때까지는.  


대학 졸업하고나니 가끔 만나도 잘 통하는 사람, 매일 만나도 말문이 턱턱 막히는 사람이 더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다. 내 성격과 성향과 성질머리가 또렷해지는 만큼 잘 드러나는 거겠지? 


사람 사이에는 더더욱 옳고 그름의 잣대가 적용하기 어렵다. 


내가 옳다고 저 사람이 내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거니와, 오히려 내가 옳다고 밝혀지는 순간 불화가 더 활활 타오를때도 있지. 나같아도 상대가 옳고 내가 틀렸다고 확인되는 순간 오해가 풀리기는 커녕 더 미워질듯. 너무 완벽한 사람은 얄미운게 이런 마음일까? 


무조건 선한 사람도, 무조건 나쁜 사람도 없다. 

그저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 대충 통해도 충분한 사람, 그냥 안통하는 사람.. 사이의 스펙트럼이랄까. 아주 세세한 그라데이션으로 퍼져있고 누군가가 그 그라데이션 선상에서 절대점을 갖는 것도 아니다. 스펙트럼의 범위가 1~100 이라면 딱 찝어 누구는 37이야. 이렇게 할 수없다는 거지. 유동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거 같다. 대충 20~40 사이의 사람.. 이런 느낌? 때에 따라 30인줄 알았던 사람이 90이 될수도 있고 80인줄 알았는데 0일때도 있고. 


더불어 철이 더 들면서 (다 들었다곤 할수없다) "나는 ㅁㅁ한 사람이야" "나는 원래 ㅇㅇ 안해" 라고 스스로를 자주 정의하는 버릇을 경계하게 된다. 그게 나든 남이든.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관계에 따라 종잡을 수 없는게 사람의 정체성인데 어떻게 "원래" 라는 말을 갖다 붙일 수 있을까 싶어서. 


Posted by 민들레_ :

티스토리를 처음 시작하고 멋모르고 블로그를 두개 만들었다가, 

어째서인지 아이디를 누르면 안쓰는 블로그로 연동되길래 아예 그 블로그를 삭제했더니...

이젠 '없는 주소입니다'가 뜨네요. 티스토리 어렵다.

 그러므로 제 블로그는 알아서 찾아오는 분들만 보는 것으로 합니다. 


선택된 소수에게만 공개되는 블로그! 

! 뾰로롱



지난 금요일 밤에 비행기를 타고 슝 샌디에고에 학회차 왔다. 



(오 사진이 많다!!!!! 신난다!!!!) 

비행기 안에서 샌디에고 다다를 때 즈음 옆에 앉은 동료의 놀림을 받으면서 열심히 찍어서 

겨우 한장 건졌다. 찬란한 도시 샌디에고..? 

서부는 동부보다 따뜻하다고 익히 들었는데 어째서인지 나는 비행기에서 계속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공항에 내려서도 춥더라.

여러분 샌디에고 갈때는 레이어드 룩을 입으셔야 해요. 

해들면 벗고 해진 뒤/그늘 들어가면 껴입어야 합니다.. 


주말에 춥다는 서부지인의 말에 겨울코트 + 더울까봐 반팔티 여러장 이렇게 가져왔는데

코트 입기엔 유난스럽고 반팔티로는 도저히 버틸수가 없었다. 콧물 훌쩍.  

결국 눈에 띈 GAP가서 스웨터 하나 샀다. 주구장창 학회 내내 이 스웨터만 입을 태세. 


날씨는 정말 끝내줬다. 하늘이 정말 포토샵으로 합성한 것 마냥 푸르다. 

지금이 샌디에고의 겨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간간히 야자수나무에 크리스마스 전구를 감아놨더라. 

기회 된다면 찍어서 올려야지. 


학회장의 발코니(?)에서 보였던 풍경. 

남편이 집에 있어서 자랑하려고 찍었던 샷. 

그러나 남편은 친구네 크리스마스 파티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염장질은 실패했다. 


인근 그리스 케밥집에서 먹었던 바클라바 Baklava. (그리스 음식점이었는데 왜때문에 터키음식이..?) 

아이스크림이 일품이었고, 위 아래 반죽은 튀겨져 있어서 바삭바삭. 

바클라바 먹을때마다 느끼는건데, 난 역시 이게 너무 달다. 

단 것보다 쌉싸름한 것이 좋고, 담백한 것이 좋다. 할머니 입맛이 되어가나봐.  


샌디에고가 멕시코랑 엄청 가깝다는 사실에,

서부 친구들이 멕시칸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추천해줘서 

주로 멕시칸 식당을 찾았다. 

사진은 친구와 시킨 라임마가리따, 딸기마가리따. 


그리고 나오는 멕시칸 음식. 

왼쪽 위에는 매콤한 살사와 칩이 잔뜩 있었는데 음식 나오기전에 작살내었지. 

왼쪽 가운데는 과카몰리 (구아카몰리? 구아카몰? 과카몰? 대충 발음해도 다 알아들으니 괜찮다). 

미국와서 아보카도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신비로운 과일이다. 

밥에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고 빵에 발라먹어도 맛있어. 

맨 오른쪽은 대충 짐작으로 콘치즈 같아서 시켰는데 이게 정말 맛있었다. 

친구1과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었더니 안먹겠다던 친구2가 따로 한개 시켜서 혼자 다먹음. 

콘에 우리나라의 오뚜기스프스런 치즈가 아니라, 파마산(?)치즈를 듬뿍 뿌려서 줬는데 

거기에 사워크림 + 알수없는 시즈닝. 

정말 맛있었다. 


아 잊어버릴뻔한 타코. 

하루종일 입에 뭘 먹을걸 달고 있어서 배가 많이 불렀는데..

소고기 타코 / 까르니따(돼지고기) 타코 / 랍스타 타코..

여기저기 고수가 듬뿍듬뿍 숨어있다. 고수 싫어하면 못먹을 거 같다. 근데 난 다 잘먹으니까 괜찮아. 



다다음날 아침. 

어제도 사실 혼자 숙소에서 양껏 먹었기 때문에 아침은 간단히 먹으려고

근처 카페에 왔다.

 

카페에 오니 보이는 셀프 결제 기계가 넷.. 

(이런거 보면 꼭 해봐야 하니까 해본다) 



오른쪽의 카드리더기에 결제카드를 긁으면 여러가지 메뉴가 뜬다. 

기계화 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 경우는 상세한 사진과 재료, 가격이 다 써있어서 

관광객 모드+결정하는데 오래 걸리는 나는 

이런 저런 메뉴를 다 둘러볼수 있어서 좋았다. 


이중 고른 것은 

Hot Spiced Apple Cider (계피, 홍차, 사과사이다를 끓인 것) 큰 잔과 

다진 채소+치즈+달걀물로 구워진 Quiche키시. 


키시 나올때 사이즈 작아서 사실 많이 실망했는데

한입 먹고 감동했다.

치즈가, 버섯이, 채소가 듬뿍듬뿍..!!!! 아아 행복해..!!!!! 


카페에서 다음 학회 세션 들어가기전에 논문읽으려고 왔는데

키시랑 사이다 마시면서 블로그하는 중. 


학회에 왔는데 내용은 먹는 내용만 있다. 아 부끄러워라. 

더군다나 매일 잘 먹기 위해 아침에 운동도 한다. 후후. 


연구스런 느낌을 찍고 싶긴 한데.. 

학회장 내에서는 미발표 결과들이 많기 때문에 사진이 금지되어서.. (변명)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니 내 일상이 늘 비슷비슷한 거 같아서 뭘써야하나 고민했었는데, 이런 일탈(?)의 기회가 생겨서 평소에 잘 안찍던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자꾸 찍으니 눈치보여 민망했지만 사진이 있으니 글쓰는데 풍성해져서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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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민들레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