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실험실로 옮긴후에 적응하느라 동분서주, 물품 어딨는지 몰라서 헤매고 시스템을 몰라서 어리버리하다보니 어느새 한달 반이 지났다. 한달 반 동안 해놓은 것은 없어 보이는데.. 6주나 지나가다니.

실험 밀도를 빡빡하게 올려서 돌리다가 어제 샘플 11개 결과확인을 했는데 하나도 제대로 나온 것이 없었다.

왜지?

몇년간 해온 실험이고 설령 환경이 바뀌었더라도 안될 아유는 없었는데.. 혹시나해서 마지막 결과를 다시 점검해보려고 준비하고있기는 한데, 자신감이 수습이 안된다. 기분전환하려고 웹툰을 읽어도 '웹툰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를 잘 쓰는 재능이 있네.. 나는 잘하는게 뭐가 있지?' 이런 생각이 자꾸 올라온다.

건망증도 있어서 열쇠고 핸드폰이고 가방이고 깜빡하고 (종종 진짜 미친다) 암기력도 당근 안되고, 실험은 왜 자꾸 뭐가 하나씩 어긋나는건지~!!!

많이 실험하고싶어 서두르다보면 실수가 늘어나고, 그러면 실험 전체를 못믿게 되고.. 근데 진도는 안나가고~
우리 전공학술지에 다다른 벽에서 아무것도 되지않는 박사생을 위한 칼럼이 있는거 보면 비단 나만 이런 기분 느끼는건 아닌 것 같은데.. 거 참 막막한 심정이다. 이럴때 주변의 누군가가 승승장구하는거보면 - 모두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걸 알면서도 - 얄미워하는 못된 마음이 날것 같다.

스스로에게 집중하기!
행동이 말처럼 쉽지는 않구나.
Posted by 민들레_ :